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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비상할 수 있는 길


한국 경제가 걱정이다. 저성장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장 동력이 떨어져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최근 5년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2.9%에 불과하고 올 경제성장률도 3% 미만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내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OECD 성장보고서는 한국의 성장잠재력은 2030년대 후반에 가면 0%대로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발간된 애쓰모글루와 로빈슨이 쓴 <국가는 왜 실패 하는가>를 보면 경제성장과 국가의 번영은 정치 및 경제제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사례를 분석하여 국가를 발전시키는 요인은 정부의 계획과 개입이 아닌 분권화된 경제와 자유롭고 경쟁적인 시장에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법질서를 존중하고 개인재산권을 잘 보호하는 국가는 발전하고 번영하고 그렇지 않은 국가들은 쇠퇴한다는 수많은 국가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침체되어 있고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제도에서 멀어지며 역주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정부는 자유롭고 경쟁적인 시장을 만들기보다는 정부가 경제에 깊숙이 개입하며 경쟁을 제한하고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조치들을 취해왔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기업에 대한 간섭과 규제를 강화하고 세금을 늘렸으며, 불법노조 활동에 대한 방관적 태도로 인해 노사분규가 급증하도록 만들었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급격하게 떨어뜨렸다. 이명박 정부는 동반성장이란 이름으로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 하도급거래규제강화,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 등을 도입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서는 경제민주화란 이름으로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순환출자 규제, 일감몰아주기 규제, 하도급법, 집행임원제 의무화와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의 상법개정안, 금산분리 등의 법안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업가 정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업가 정신은 경제성장과 발전의 핵심적 요소다. 일반적으로 경제성장을 위해 노동,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를 많이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과거의 이론이다. 현대의 많은 문헌은 경제성장에서 중요한 것은 투입되는 생산요소의 양이 아니라 그것을 결합하는 방법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생산요소를 이용하여 생산방법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이전에 없던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기업가다.


기업가는 그 성공여부를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업세계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이윤 기회를 능동적으로 찾아 나서며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행동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생산방법을 도입하며, 새로운 원재료를 발견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만든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18세기에 증기기관이 발명되었다. 그러나 기업가들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증기기관은 그저 과학사에서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는 하나의 발명에 그치지 않았을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은 기업가들이 증기기관을 새로운 동력기관으로 사용하여 증기선과 증기기관차로 만들어 운송업의 새 역사를 열었다. 실패하면 전 재산을 날릴 뿐만 아니라 빚더미에 올라설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투자한 결과였다.


오늘날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이러한 기업가 정신 때문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창조적 파괴를 수행하는 기업가의 도전정신과 창의성 때문이었다. 기업가 정신이 없으면 혁신은 불가능하고 창조적 파괴를 통한 경제발전 역시 불가능하다. 기업가 정신이 살아있어야 혁신이 생기고, 그 혁신으로 인해 분업이 늘고 생산성이 향상되어 경제가 성장하고 발전하게 된다.


기업가 정신은 정부의 시장개입이 최소한에 그치고 사유재산권이 잘 보장되고 자유롭고 경쟁적인 시장에서 들불처럼 일어날 수 있다. 경제제도가 기업가들의 생산적인 행위에 대해 더 많은 보상을 해준다면 기업가 정신이 발현되고, 그렇지 않다면 기업가 정신은 쇠퇴하여 혁신과 기술진보의 유인도 감퇴한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고 성장 동력을 회복하여 탄탄대로의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 활동을 억제하고 기업가 정신을 훼손시키는 작금의 기업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지금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각종 기업규제 법안들을 철회하고 기존의 기업규제들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장래는 매우 암울하다. 정치권도 국가의 장래를 위해 정쟁(政爭)으로 허송세월하지 말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에 최선을 다해 협조해야 한다.


안재욱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jwa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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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필자 기고는 KERI 칼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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