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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별천지 외딴 섬인가?


두어 달 전 미국 실리콘 밸리를 다녀온 후 며칠 전 다시 실리콘 밸리를 찾았다. 논란이 많은 창조경제의 해답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가는 길에 시애틀에서 열리는 미국서부경제학회 연례학술대회에 논문도 발표할 겸해서 들렀다. 많은 곳을 방문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외국에 나올 때 마다 느끼는 점 중 하나는 한국은 별천지 외딴 섬 같다는 느낌이다.


전 세계가 2008년 이후 6년 째 계속되고 있는 글로벌 침체에서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제로금리는 물론 양적 완화라는 전대미문의 팽창적 통화정책을 쓰고 선진국들도 체면 불구하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자국 통화가치 절하경쟁을 하고 있다. 기업하나라도 더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규제 완화와 법인세 인하는 기본이고 어려운 재정을 쪼개어 도로나 기반시설 등 사회간접자본을 제공하고 있다.


규제가 없어 기업하기 천국인 실리콘 밸리에서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머리 좋은 젊은 창업가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들고 대학들은 완전 개방적으로 변신해 산학교류 등 젊은 창업가들을 키워내기에 여념이 없다. 구글, 애플, 시스코 등 세계적 정보통신 대기업들은 신기술을 가진 벤처기업들을 연신 흡수하거나 계열기업으로 사들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공존하며 동반성장하고 있다. 파업은 커녕 노조라는 이름도 들리지 않는다.


한국은 어떤가. 고용불안과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경기 침체로 소비는 3년 째 부진하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작년 5월 이후 연속 마이너스 행진, 월평균 -9.6%로 급락하고 수출증가율도 세계경제 침체와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작년 1월 이후 월평균 -0.4%로 추락하고 있다. 그 결과 성장률은 2011년 2분기 이후 8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물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된 금년 2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에 의하면 우리 경제는 전기 대비 1.1% 성장하여 0%대 성장을 겨우 벗어났기는 했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정부지출이 크게 증가하여 반짝 회복세를 보인 것에 불과하고 소비와 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 실질적으로 0%대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성장을 얘기하는 관료나 정치인은 없다. 성장 없이도 시간제 일자리로 일자리를 나누고 정부와 공공부분 일자리를 만들면 된다는 식이다. 성장 없는 고용의 끝이 남유럽 위기라는 점을 아는지 궁금하다. 효과도 별로 없는 미지근한 통화정책과 세수감소로 효과가 반감된 추경은 말할 것도 없고 환율, 특히 과거 1997년, 2008년 두 차례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원/엔 환율하락에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 연간 석유만 1000억 달러 수입하는 자원 없는 나라에서 수출 얘기를 하면 대기업편이라고 비난한다. 수출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살아가라는 얘긴지 궁금하다.


법인세는 더 올리자고 아우성이고 사회간접자본 건설은 토건사업으로 비난한다. 전력난으로 큰 공장은 유치도 어려운 실정임에도 여당조차도 발전소 건설은 언급도 없다. 입으로는 개방과 산학협력, 노동유연성을 외치는 대학에서도 대기업 전자회사의 전직 사장을 초빙교수로 임용하려고 했다가 온갖 반대로 그 마저도 되지 않은 것이 한국대학의 실상이다. 글로벌 시장이 요구하는 혁신적인 창업교육은 까마득하다.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대기업에서도 파업은 끊이지 않고 통상임금, 근로시간단축 등 새로운 노동이슈들도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금융 의료 교육 사업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지식집약 서비스산업 발전 없이는 선진국 도약이 불가능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완화가 필수적이라고 아무리 외쳐도 퇴직 후 내려갈 자리가 먼저인 관료들에게 규제는 요지부동이다.


정치권은 한 술 더 뜬다. 이번 국회 들어 제출된 법안이 5천 건에 달한다고 한다. 상당수가 경제민주화 관련법안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유통법, 상생법, 하도급법, 일감몰아주기법, 프렌차이즈법, 순환출자금지법 등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관련법에 금산분리, 금융기관대주주 적격성 심사강화 등 금융지배구조 관련법과 대기업임원 연봉공개 등 가히 전방위적이다. 동반성장위는 갖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양산해 내고 있다.


이러니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대기업들은 자꾸만 해외로 나가고 성장률은 낮아져서 세수도 줄어드는데 복지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외딴 섬의 별천지 한국은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오정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아시아금융학회장, ojunggun@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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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필자 기고는 KERI 칼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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