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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비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2009년 7월에 타결되었으나 국내외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EU FTA에 대한 우려, 특히 EU 회원국들이 한국과의 FTA를 바라보는 상이한 시각 때문에 한-EU FTA가 진통을 겪어왔다. 1년 이상의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난 후 2010년 10월에서야 비로소 한-EU FTA가 정식으로 서명되었다.


한-EU FTA 협상은 2007년에 타결된 한-미 FTA 협상과정을 지켜보던 EU의 적극적 구애와 우리의 필요성에 의해 시작되었다. 한국 시장에서 EU와 경쟁하던 미국이 한국과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체결함에 따라, 한국 시장의 잠식을 우려한 EU는 적극적으로 우리나라와 FTA 협상 개시를 요구하였다. 또한 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어 온 우리나라도 세계 10대 무역 강국으로서 보다 큰 해외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지금까지 추진해 온 FTA보다 더 큰 경제블록인 EU와의 FTA를 원하고 있었다. 시기적으로도 우리나라는 칠레와의 FTA 이후 추진된 수건의 FTA 협상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대외통상 협상에 대한 기본 틀이 형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FTA 협상을 통하여 협상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제고된 상태였다. 세계시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중국 등은 EU와의 협상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EU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한-EU FTA가 발효된다면 수출은 한층 탄력 받을 것


EU는 27개 회원국, 약 5억 명의 인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 세계 GDP의 3분의 1 가까이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거대경제권이다. EU의 GDP 규모는 우리나라의 20배에 달하며, EU의 상품 교역규모는 세계 1위로 세계 전체 교역의 17% 이상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제2대 교역상대국이기도 하다. 2008년 기준, 한국은 EU에 총 584억 달러를 수출하고, 400억 달러를 수입하여, 약 184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EU와의 교역을 통한 이득창출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EU와의 FTA가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평가는 여러 곳에서 제시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의 경제성 평가에 따르면 한-EU FTA를 통해서 단기적으로는 0.6%, 중장기적으로는 5.6%의 추가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고용 증대효과도 작게는 3만 명에서 많게는 25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1) 물론 절대적인 수치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과거 자유무역의 경험에 비추어 유추해 보더라도 자유무역 체결이 양국 간의 교역량을 절대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국내의 한 기관이 EU 바이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EU 바이어들 중 약 60%가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답하였다.2) 물론 거기에는 한-EU FTA를 통한 관세 인하효과, 우리나라 제품의 인지도 상승, 비관세장벽의 철폐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에서 우리나라 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과 일본 제품을 수입하는 바이어의 3분의 1이 한국 제품으로의 수입 전환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상과 같이 한-EU FTA가 발효된다면 우리나라 제품의 EU에 대한 수출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정치적 논리로 FTA 성과 따지면 안 돼


그런데 이와 같이 어느 경쟁국가도 추진하지 못한 EU와의 FTA를 성공적으로 체결한 후, 이에 대처하는 우리나라 의회의 모습은 어떤가?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부가 이룩한 통상정책의 성과 중에서 가장 뜻 깊고 중요한 미국, EU와의 FTA가 국회비준 단계에 머물러 있다. 김치는 묵어야 제 맛이라지만 FTA 비준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미국과의 FTA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난 후 우리나라 의회 및 국민들이 바라보는 한-미 FTA에 대한 시각은 어떤가? 한-미 FTA가 발효되면 마치 우리나라가 미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것인양 여기저기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 과장된 표현으로 현실을 호도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양 갈래로 나뉘어서 국론의 분열이 일어나서 서로 비난하고 헐뜯는 사이 우리가 놓친 것이 얼마나 많은지 차분하게 앉아서 생각하고 계산기를 두들겨 본 적은 있는가? 한-미 FTA가 예정대로 발효되었다면 중국, 일본보다 몇 년 앞서 우리나라 상품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소비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이다. 한-미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최대의 국정과제로까지 삼았던 과거 정권은 지금 야당이 되어 한-미 FTA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다. 경제학적인 지식과 철학이 없이 단순히 여당이면 찬성하고 야당이면 반대하는 현재의 통상정책에 대한 태도가 안타깝다.


한-미 FTA와 달리 한-EU FTA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크지 않는 듯하다. 아마도 그 FTA의 대상국가가 미국이 아니어서 그런 듯하다. 오히려 EU는 우리나라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큰 시장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제품의 진출 잠재력 또한 더 큰 시장이다. 일각에서는 한-미 FTA와 함께 패키지로 묶어서 한-EU FTA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최근 한-EU FTA 비준 동의안이 76%의 지지를 받아 유럽의회를 통과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비준동의안에서 번역 오류가 발견되어 두 번이나 철회되었다. 정부는 올해 7월 1일 발효라는 나름대로의 데드라인을 정해 놓고 무리하게 추진하다보니 비준동의안을 꼼꼼히 챙겨보지 못했을 것이다. 한-EU FTA가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더욱 세밀하게 비준동의안을 챙기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2012 총선 및 대선정국을 바라보는 현 시점에서 이 두 건의 FTA가 국가의 경제적 이익관계를 떠나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정말 국익을 생각한다면 정치적 논리에서 FTA 성과를 논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논리에 입각한 조속한 비준 결정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송백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bsong@sungsh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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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10개 국책연구기관, 『한ㆍEU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 2010.10. 6.

2) KOTRA가 2010년 8월 말에서 9월 초까지 EU 지역 17개국 342개 바이어와 134개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을 대상

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2010년 10월 6일에 발표함.


KERI 칼럼_201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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