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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달러화 가치의 향방


금융위기 이후에 맞게 되는 2010년

2000년 밀레니엄을 맞으며 걱정과 기대에 부풀었던 것이 얼마 전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벌써 2010년이 되었다. 그런데 지난해 연말에는 예년에 비해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점이 있었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로 해가 바뀔 때 사람들은 다가올 90년대의 경제나 사회가 어떤 변화를 맞을 것이며 또 그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2000년대에서 2010년대로 해가 바뀌는데도 언론매체나 일반인들은 다음 10년에 대해 관심이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1999년에서 2000년으로 해가 바뀔 때 모두들 너무 떠들썩하게 반응한 탓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2000년대에 접어든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올해와 향후 10년간 달러화의 가치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2008년 9월 당시 미국 투자은행 순위 4위인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신청을 하면서 세계경제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맞이하였다. 이러한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2008년 9월 한 달 동안 미국 정부가 제시한 구제금융 지원액은 미국의 연평균 국방예산을 초과하는 규모였고 실제로 이미 미국 의회가 승인한 구제금융은 7,00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경기부양 패키지 역시 7,870억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을 기록하였다. 이와 같은 경제 회생 노력은 2009년 하반기부터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2009년 10월 발간된 국제통화기금 IMF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들의 평균 실질 GDP 성장률은 -3.4%로 사상 유례가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으나 2010년 전망치는 1.3%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전망 속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나오기 시작하였다.1) 즉 앞서 언급한 금융위기 기간 중 단행된 막대한 규모의 구제금융과 같은 비상 경제정책에서 이제 위기 이전의 통상적 경제운용 정책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출구전략이 시행될 때 올해 달러화 가치는 어떠한 영향을 받을 것인가? 또 향후 10년 동안 달러화 가치는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 것인가?

불투명한 금리인상 출구전략 시점

먼저 2010년 한 해 동안 달러화 가치의 향방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무엇보다도 올해에는 앞서 언급한 주요국, 특히 미국의 출구전략이 달러화 가치 움직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미국의 출구전략 단행 시기이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은 지난 12월 3일에 열린 상원 금융위원에서 출구전략 시기에 대한 신중함을 강조하였고, 이는 금리인상을 중심으로 한 출구전략이 아주 빠른 시기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이 시사한 바와 같이 금리인상은 아직 금융위기 충격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상환해야 할 채무가 많아 부실화된 상당수 미국 금융기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또 다시 신용시장 경색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그런데도 왜 금리인상 중심의 출구전략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일까?

무엇보다도 아직은 미국경제가 완전히 회복했는지에 대해 확신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IMF는 2010년 미국 실질 GDP 성장률을 1.5%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의 미국 실질 GDP 성장률 2.1%보다 낮은 수준이다. 만약 IMF의 2010년 미국경제 전망이 다소 낙관적이라면 실제로 미국 실질 GDP 성장률은 1%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0%대로 진입한 초저금리에 대한 부담이다. 즉 과도하게 인하한 금리로 인해 정상적인 거시경제 정책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

미국 금리인상 이후 달러화 가치 강세 가능성

미국이 2010년 중에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두 가지 측면에서 달러화 가치는 강세로 움직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본다. 첫째, 금리인상 단행은 미국경제가 그만큼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확신이 설 때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미국경제가 견조하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것이다. 이는 달러의 펀더멘털 가치상승 인식 하에 달러 수요증대를 가져올 것이다.

반면에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수요 위축과 금융기관의 채무상환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달러의 펀더멘털 가치하락이라는 인식도 가능할 것이다. 전자와 후자 중 어느 편이 더 강하게 작용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 대해서는 이미 앞서 언급한대로 금리인상 시점이 신중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대목에서 이미 충분히 고려되었다고 본다. 즉 미국이 추가 경기하강 우려가 없어졌다는 확신 아래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후자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가치하락 요인보다는 전자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가치상승 요인이 우세하게 작용할 것이다. 또 설령 금리인상이 경제성장률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금융위기 기간 중의 위기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그간 낮은 미국 금리로 인한 일종의 캐리트레이드 현상(carry-trade)이 청산되면서 이머징 마켓 등 외국 주식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즉 0%에 가까운 미국의 초저금리로 달러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개도국 등 외국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사들였던 캐리트레이드 현상이 미국 금리 상승으로 인해 중단되면서 외국에서 사들인 주식이나 채권을 팔고 대신 달러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과거 엔-캐리 트레이드 현상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2010년 중에 금리인상이 단행된다면 달러화 가치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

지속적인 미국 경상수지 적자로 인한 달러화 가치 하락요인

금리인상은 달러화 가치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나,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여전히 달러화 가치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 2009년 2분기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988억 달러로 2001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고 적자규모가 여전히 미국 GDP의 거의 3%에 달하고 있다.2)

미국 실물경제의 구조적인 취약성을 고려한다면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쉽게 감소하지 않을 전망이다. 즉 미국 금융위기 여파로 예외적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감소한 것이며, 경상수지 적자의 주범인 상품수지 적자는 그나마 감소폭이 작아 구조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는 언제든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대중국 교역으로부터 발생한 상품수지 적자도 그 특성상 줄이기 어렵다. 중국은 아직까지 고정환율제에 가까운 환율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환율의 경상수지 자동조정 기능이 작동할 수 없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미국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미국의 산업구조 특성을 살펴볼 때 미국의 제조업 기반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하여 저임금에 따른 낮은 가격의 중국 공산품 수입이 불가피하다. 결국 미국의 대중국 경상수지 적자는 만성적인 미국 달러 약세요인이다.

올해 달러화 가치 향방 그리고 원/달러 환율

종합해 보면 올해 중 단행될 가능성이 있는 금리인상은 달러화 가치 상승요인이며 만성적인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달러화 가치 하락요인이다. 2010년 한 해 동안 어느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할 것인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전자가 2010년에 나타날 단기적 요인이라면 후자는 다음 10년 동안에 지속적으로 나타날 중장기적 변수라고 본다.

지금까지 살펴본 달러화 가치는 글로벌 달러화 가치의 추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2010년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후 2005년부터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이나 유로 대비 달러 환율에 비교할 때 아주 다르게 움직였다. 2005년부터 금융위기 발생시점인 2008년까지 기간 중 엔/달러 환율과 유로 대비 달러 환율에 비해 원/달러 환율은 움직임이 거의 없었으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금융위기 직후 원/달러 환율은 엔화나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에 비해 크게 급등하였다.

<그림> 2000년 1월 기준 주요통화 대비 달러 환율 추이3)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여타 글로벌 통화와 달리 예외적으로 움직였던 기간을 빼고 2001년 3월부터 2004년 9월까지 43개월 동안을 살펴보면 이 기간 중 원/달러 환율은 200원가량 하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추이를 2010년 기간에 적용하면 원/달러 환율은 적어도 1,000원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달러화 가치 추이와 어느 정도로 동조화할 것인지 역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변수이다. 즉 2010년 한 해 동안 금리인상이 이루어진다면 달러화 가치는 강세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상수지 적자가 달러화 가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000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송정석 (중앙대학교 상경학부 교수, jssong@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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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구전략은 위기기간 중 단행된 각종 구제정책들을 철회하는 조치로서 광범위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일부

매체 등에서 출구전략과 금리인상을 동일하게 사용하는데 사실 금리인상은 그러한 출구전략 제반 정책 중 하

나에 불과하다.

2) 한국경제신문 2009년 12월 28일자 인용

3) 2000년 1월 당시 원화, 엔화, 유로화 대비 달러 월평균 환율을 100 기준으로 한 환율 추이를 그래프로 나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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