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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현실’에 어울리는 ‘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이슈 중 하나는 단연 ‘유진 구스트만’(Eugene Goostman)이다. 러시아 연구팀이 개발한 이 슈퍼컴퓨터는 13세의 지능으로 설정되어 유진이란 이름이 붙여졌고, 이어 영국에서 주최한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다.1) 이를 두고 인공지능에 해당되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어쨌든 세상은 이 사건을 두고 본격적으로 인간과 기계와 경쟁하는 사회의 서막이 열린 것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단순히 ‘유진’ 때문에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실제 ‘LA 타임즈’가 로봇 알고리즘(Robot Algorithm)을 도입, 속보 기사의 일부를 로봇이 작성하도록 했고,2) 소프트뱅크는 감정엔진을 탑재한 소비재형 로봇, 페퍼(Pepper)를 선보였다.3) 이제 우리는 국내에서의 경쟁, 국가 간의 경쟁에 이어서 바야흐로 기계와의 경쟁이라는 3차원의 경쟁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4)


제도라는 동전의 양면이 된 ‘혁신’과 ‘고용’


이와 같이 과거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대가 되면서 우리는 또 다른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혁신’ 성과로서 창출되어 나타나는 경우에 제도는 어떠한 대처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즉, 혁신적인 기술에 비하여 제도가 한 발짝 이상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마당에 제도는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이는 최근의 또 다른 이슈 중 하나인 토마 피케티가 제기한 소득 분배의 불평등 문제와도 맞물리게 된다. 왜냐하면 기술 혁신, 즉 기계와의 경쟁에서 뒤쳐져 사라지게 되는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인 고려와 새로운 혁신 기술에 따라 탄생하고 주목받게 되는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 간의 충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우버’(Uber)와 택시업계 간의 충돌 문제는 이러한 단상의 연장선상에 서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사회적으로 후자의 입장에 따라 직업의 세계가 재구성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현실 그대로 전자의 입장을 무시하는 것은 갈등에 따른 사회적인 손실을 방치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제도는 경제적인 현실의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동시에 사회적인 낭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화되어야 할 운명을 갖는다. 이는 새로운 경쟁 시대에서 우리가 제도를 변화시킬 때, 우선 고려하여야 할 점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이제 ‘혁신’과 ‘고용’은 떨어져 있는 개념이 아니라, ‘혁신과 고용’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하나로 묶인 개념이 되었다. 따라서 이제 ‘혁신’을 생각해서 제도를 변화시킬 때에는 ‘고용’도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


조세제도 변화 방향으로 살펴보는 ‘혁신과 고용’


시대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 ‘혁신과 고용’이 함께 고려되어 제도가 구성된다는 전제 하에 조세제도를 하나의 사례로써 살펴보자. 현재 우리나라 조세제도에서는 혁신과 고용 각각의 관점에서 R&D 세액공제(혁신)와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고용)가 정당화 또는 합리화되어 있다.5) 즉 ‘혁신과 고용’으로 묶어서 생각하는 개념이 아니라, ‘혁신’과 ‘고용’으로 분리하여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을 묶어서 생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변화시킨다면 어떠한 제도 내용이 제시될 수 있을까? 간단하게 생각해보자면, 두 제도를 물리적으로 묶는 변화(R&D 투자 및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에서부터 두 제도 간의 화학적 결합까지 생각해볼 수 있다. 화학적 결합으로는 투자에 따른 수익에 과세를 할 때 낮은 세율을 적용해 주는 조건 중 하나로 ‘고용의 창출 또는 유지’를 고려하는 방법이 있다(Patent Box Regime with Jobs). 더 나아가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변화로는 기업의 상속ㆍ증여 시 혁신과 고용에 기여했을 경우 상속ㆍ증여세를 과세이연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상속ㆍ증여세의 재원이 필요한 이유는 결국 사회적으로 부를 일정 부분 재분배하는 효과 때문이다. 그런데 굳이 상속ㆍ증여세를 걷지 않고 고용을 통한 소득 창출이라는 방법으로 부를 재분배할 수 있다면, 소득세는 더 걷게 되면서도 상속ㆍ증여세 부과로 인한 경제적인 비용은 지불하지 않은 채 부를 재분배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으니 합리적인 제도적 변화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제도 변화의 핵심은 ‘혁신과 고용’


과거에 상상했던 모든 것이 현실화되는 시대로의 여명이 시작되었다. 그러한 가운데, 사회시스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도’는 결국 문명의 이기인 기술과 혁신을 누리는 인간에게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 혁신의 주체인 기업들이 고용을 두려워한 나머지 사회가 그 혁신의 효과를 온전히 누리는 것을 막지 않도록, 유연하면서도 고용 유지ㆍ창출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체계로 제도가 진화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리 기계와 인간이 경쟁하는 사회가 도래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와 같은 사회시스템의 바람직한 방향과 그 내용을 결정하는 미묘한 능력은 사람만이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온전하게 ‘인류’의 가치를 사회시스템인 제도의 합리성으로 입증하여야 하는 시대의 문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정승영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jurist14@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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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튜링테스트란 기계가 얼마나 인간과 유사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통하여 기계가 사고할 수 있는지를 판별하는 테스트로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런 튜링이 고안하여 1950년에 제시한 테스트이다(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

http://plato.stanford.edu/entries/turing-test). 다만, 튜링테스트가 인공지능에 대한 테스트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2) 네이버캐스트 ‘로봇 저널리즘’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22&contents_id=59681

3) 日소프트뱅크, 감정인식 로봇 `페퍼` 공개 : http://www.etnews.com/20140608000017

4) “기계와의 경쟁”은 에릭 브란욜프슨(Erik Brynjolfsson)과 앤드루 매카피(Andrew McAfee)의 2011년 공저작, “기계와의 경

쟁” (Race against the machine)에서 빌려온 것이다.

5) R&D 세액공제의 경우, 연구 인력에 대한 투자도 고려하고 있지만, 그 관점이 ‘혁신과 고용’의 화학적 결합의 관점에서 비롯된 것

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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