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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재정운용, 건전성 회복과 지속성장에 주력해야


2008년 말에 발생한 국제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으나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대응 및 수출호조 등에 힘입어 2009년 2/4분기 이후 빠른 경기회복세로 전환되었고 최근에는 안정적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KDI 등 경제연구소의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2010년도 경제성장률은 수출과 내수가 견실한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5%대 후반을 기록하고, 2011년에도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4%대 중반의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아울러 향후 중기 재정운용 방향은 총수입과 총지출의 양 측면에 대한 재정규율 강화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조기에 회복하되,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재원배분의 조정 노력을 계속해 나감으로써 지속성장을 담보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재정건전성 악화에 따른 대내외 위험요인과 저출산ㆍ고령화, 남북통일 등 재정건전성 회복에 대한 중장기적 위협요소를 고려할 때, 균형재정을 조기에 달성하는 것이 긴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2013~2014년 균형재정 회복을 위해서는 중기 재정총량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강력한 세출구조 조정 및 적극적 세입기반 확대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편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그동안 저하된 잠재성장률을 제고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경제시스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정책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금융위기 이후 거시경제가 정상화되더라도 잠재성장률은 일정부분 훼손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1980년대 후반부터 하락추세에 있으며, 금융위기 이후 4%대 중반을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향후 인구구조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음으로써 잠재성장률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11년에는 재정건전성의 회복과 지속성장을 위한 중기 재정운용 방향에 역량을 모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국가채무의 GDP대비 비중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공적자금 상환 및 사회복지지출 급증 등으로 인해 국가채무의 GDP대비 비중은 2006년 들어 30%를 초과하기 시작하였으며, 2008년 이후 금융위기에 대한 적극적 재정대응으로 재정수지가 빠르게 악화되면서 2010년에는 36.9%에 달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재정건전성 악화는 위기대응능력 및 대외신인도 저하 등의 대내외 위험요인을 배태한다. 세계금융시장 통합으로 국내 경제의 대외 취약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재정건전성 악화는 위기발생의 가능성을 사전적으로 높일 뿐 아니라 위기발생 시 적절한 대응을 어렵게 한다.


재정건전성은 정부의 전반적 경제운영능력에 대한 대표적 지표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한편 국가채무 누적으로 인한 이자지출의 증가는 신축적 재정운용의 여지를 위축시키고 국민소득 증대를 저해한다. 교육ㆍR&D 등의 생산적 부문으로의 재원배분에 어려움이 따를 뿐 아니라 소득분배 악화ㆍ인구고령화ㆍ남북경협 증대 등에 대한 재정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자지출의 증가로 인한 생산적 재정투자의 감소는 정부 및 경제 전체의 총저축 감소로 이어지고, 자본축적 둔화 및 경상수지 적자 누적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국민소득 증대를 저해한다. 또한 저출산ㆍ고령화 및 남북통일과 관련된 우리나라 특유의 문제로 인해 재정건전성에 대한 중ㆍ장기적 위협요인이 상당 수준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저출산 및 인구 고령화에 따라 건강보험, 연금 등 사회복지 관련지출 압력이 커지는 한편,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세수증가율 감소가 예상된다.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한 장기 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현행 사회복지제도가 유지되고 조세부담률이 기존 중기계획상의 2013년 수준으로 유지되는 경우에 국가채무의 GDP대비 비중은 2050년 116%에 도달할 전망이다. 남북한의 인구 및 경제력 차이를 감안할 때 통일관련 재정소요는 과거 독일이 경험한 수준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기초생보 등의 남한 사회보장제도를 적용할 경우 복지지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며, 도로ㆍ철도ㆍ항만 등의 사회간접자본과 행정자산 구축에도 상당한 재정투입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상의 재정건전성 악화에 따른 대내외 위험요인과 재정건전성 회복에 대한 중장기적 위협요소를 고려할 때 균형재정을 조기에 달성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


아울러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총요소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거나 △고용률을 크게 높이거나 △투자율을 크게 높여야 하는 데, 이 세 가지 모두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기존 잠재성장률 추정에서 가정한 연간 1.2% 수준의 총요소생산성 개선도 국제적으로 볼 때 낮지 않은 수준이며, 추가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경제ㆍ사회 전반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 제약여건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고용률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이나 중기적으로는 여성ㆍ고령층의 고용률 증진을 통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제적으로 볼 때 이미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투자율을 추가적으로 높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수출과 내수의 관계 복원을 위해 연구개발비 지원 확대 등을 통한 부품소재 및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에 주력할 필요가 있으며, 대부분 중소기업인 부품업체들과 완성품 업체 간의 공정거래 확보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 구조가 약화되면서 “고용 없는 성장” 현상이 지속성장을 통해 고용 증대가 자연스럽게 수반됨을 전제로 하는 기존 방식의 거시적 재정운용으로는 고용촉진이 더 이상 여의치 않게 되었다. 근로장려세제 개선을 통해 근로빈곤층의 노동시장 참가율 제고 및 소득 보전을 도모하고, 임금보조를 통해서는 기업에게 신규고용 및 고용유지 유인을 제공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의 장기적 소득기반 마련이 필요하며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나아가 중소기업 관련 정책은 중소기업이 경제적 약자라는 인식으로 인해 ‘지원’을 중심으로 정책이 설계되어 왔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을 ‘시혜’의 대상이 아닌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경제주체로 바라보고 정책을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정된 정부의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현재 기존 기업에 대한 지원에 상당히 치우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중소기업 관련 지원 방향을 창업과 벤처 등 신규 진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재편해야 한다. 또한 금융위기 이전부터 크게 증가한 기업대출이 금융부문의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적자본의 질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공교육체제를 개선하고 실효성 있는 직업교육제도의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식기반사회에서 인적자원 정책의 상위목표는 양질의 인재양성을 통한 성장잠재력의 확충이다. 교육비 지출과 투입에 비해 낮은 교육성과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의 사회적 이동성 제고 및 사회통합기능을 위한 교육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아울러 경쟁 환경을 조성하면서 견고하고 실증적 근거에 기초한 재원배분의 조정도 필요하다. 중앙정부는 생산적 방향으로 자원배분이 가능하게끔 교원양성 및 임용, 승진제도, 입시제도, 교과과정 개혁, 대학 지원 및 구조조정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유아교육비 지원과 보육지원의 통합관리를 통해 타깃 계층에 집중적인 수혜가 이루어지는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제고하는 것이 긴요하다.


박정수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parkj@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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