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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조기 국회비준이 필요한 이유


2011년은 우리나라 자유무역협정(FTA) 정책에서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경제권인 EU 및 미국과 체결한 FTA를 이행시킴으로써 거대경제권과의 FTA 시대를 여는 해가 될 수 있는 반면, 정치사회적으로 FTA에 대한 찬반양론으로 국론분열 양상이 심화되는 한해가 될 수도 있다.


한-EU FTA 및 한-미 FTA 상호시너지 효과 기대


낙관적으로 보면, 한-EU FTA 및 한-미 FTA가 상호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올해 안에 이행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EU와의 FTA는 오늘 7월부터 이행하기로 합의되어 있으나, 최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EU FTA보다 먼저 한-미 FTA 이행을 추진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어 낙관론의 배경이 되고 있다. 현재 미 행정부는 의회와 비준 처리를 협의하고 있으며, 오는 25일로 예정된 연두교서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이행 일정을 밝히고 비준을 촉구할 것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막판에 발목을 잡을 수 있으나, 미국은 지난해 말 타결된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에 만족하고 있어 미 의회의 비준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회발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에서는 EU와의 FTA는 쟁점이 별로 없기 때문에 국회비준이 용이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EU FTA를 비준할 경우 한-미 FTA를 반대할 명분이 약해질 것을 야당이 우려하고 있어 EU와의 FTA 비준도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추가협상까지 겹친 한-미 FTA 비준은 말할 필요가 없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험난한 과정을 겪겠지만, EU와의 FTA 비준은 올 상반기 중 가능하겠지만, 한-미 FTA 비준은 해를 넘길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 여당의 정치적 리더십과 FTA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들이게 될 것이다.


야당은 미국, EU와의 FTA 비준 반대를 주장하다가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게 되면 FTA 보완대책과 피해보상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비준을 검토할 것을 제안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내년에 치러질 총선과 대선을 의식하여 과도한 FTA 보상 문제를 내걸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들 것이다. 무상급식에 이어 교육, 의료까지 ‘무상’을 주장하는 야당은 한-미 FTA 비준을 내년으로 넘겨 2012년 4월 총선 선거에서 최대 전략으로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


올해는 FTA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이고, 비준을 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에서는 FTA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이다. 문제는 과거와 달리 FTA 지지 여론 형성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12월 4일 한-미 FTA 추가협상이 여론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3년반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한-미 FTA를 되살려놓기 위해 추가협상이 필요했다는 당위론에도 불구하고, “점 하나 획 하나 수정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협정을 수정한 점에 대해 국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FTA 체결국과의 무역 규모 큰 폭으로 증대


무역통계로 보면 FTA 체결국과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2004년 4월 한ㆍ칠레 FTA가 발효된 이후 6년간 대칠레 수출은 2003년의 5억1700만 달러에서 2009년 22억2900만 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이행된 인도와의 CEPA하에서도 수출은 43%, 수입은 37% 늘었다. 하지만 일반국민(소비자)과 대부분의 기업들은 FTA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FTA 소비자이익을 명쾌하게 제시할 수 있는 사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이행중인 FTA 상대국들의 소비재 생산기반이 취약하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으나, 그나마 FTA 체제하의 수입으로 기대되는 관세상의 혜택을 수입상이나 중간유통업자가 챙김으로써 소비자들은 FTA와 무관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유통구조 혁신 없이는 FTA 소비자이익을 제대로 실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 10년 넘게 FTA 경제이익에 대해 많이 들어왔던 우리 기업과 국민들이 FTA 혜택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4년 4월 이행된 한-칠레 FTA와 같이, 주로 대기업이 거래하는 한-칠레 FTA 활용도는 높지만, 나머지 FTA 활용도는 국제 평균보다 한참 낮은 편이고,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FTA 피로현상(FTA Fatigue)’을 보이고 있다. 국론분열 양상까지 보이며 어렵게 FTA를 체결했는데, 기업들마저 FTA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으니 FTA 지지도가 과거보다 오히려 약화될 수밖에 없다.


현재 여건에서 보면 그나마 FTA 지지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계층은 기업인들일 것이다. 거시경제적 FTA 이익을 내세우기보다는 미국 및 EU와의 FTA 이행으로 우리 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를 제시하고 기업들의 FTA 활용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다.


FTA는 수출 증가 및 고용 유지에 효과적인 수단


지난해 정부는 ‘FTA 활용 종합대책’을 확정하여 대대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우리 중소기업들이 미국, EU와의 FTA를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원산지증명서 발급 요건을 간소화시켜 업계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고, 올해 안에 가동될 FTA 활용을 위한 ‘해외시장정보’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지원방안들은 FTA 활용과 관련된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수출 세계 7위를 달성했고, 올해 교역 1조 달러 시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대외통상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거대경제권과의 FTA 이행은 우리나라 수출에 최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수출의 고용창출 능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지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수출 증가가 경제성장 및 고용 유지에 가장 효율적인 수단임에 틀림없고, 이런 측면에서 보더라도 미국 및 EU와의 FTA는 조기에 이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사)FTA활용포럼 대표, inkyo@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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