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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얻은 교훈


1929년 발생한 대공황은 당시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10월 24일 뉴욕 증시폭락과 함께 시작된 위기는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주가는 다우존스지수를 기준으로 400근처에서 40근처까지 떨어졌고 경제성장률은 대공황 이후 4년 동안 각각 -8.6%, -6.4%, -13.0%, -1.3%를 기록하여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실업률 또한 25%까지 상승하면서 고통은 극에 달했다.


이에 당황한 미국은 관세법을 고쳐서 수입을 억제하고 수출을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하였는데 이 또한 커다란 실책으로 기록되었다. 자신의 수출이 증가하려면 타국의 수입이 감소해야 하는데 타국도 수입을 줄이게 되므로 자국의 수출은 늘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자기만 살고보자는 식의 평가절하 경쟁은 결국 모두의 수출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이는 케인즈에 의해 근린궁핍화 정책(beggar-thy-neighbor policy)이라고 불릴 정도로 잘못된 정책으로 지적되었다. 또한 위기 시에는 정부가 나서서 돈을 풀어 쓰는 팽창적 재정정책 및 통화정책의 실행이 중요하다는 것이 케인즈에 의해 지적된 것도 이 때이다. 결국 국제공조를 통한 팽창적 재정 및 통화정책의 추진과 보호무역주의의 배제라는 전략이 대공황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이 때 전 세계 국가들이 확실하게 학습한 것이다.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 결과


이러한 대공황의 경험은 금번 위기 시 각국 정상들이 모여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특히 지난 달 G20 회의를 통한 국제공조 체제는 눈에 띄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재무장관 회담이었던 이 회의가 정상들이 모이는 정상회담으로 격상되었고 첫 번째는 작년 10월 워싱턴, 두 번째는 올해 4월 런던에서 열렸고 세 번째 회담이 9월 24일부터 양일간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렸다. 피츠버그에 모인 G20 정상들은 정상선언문 서문과 8개 주제의 본문 및 2개 부속서에 합의하였다. 이번 선언문 본문은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 금융규제 개혁, IMF, WB 등 국제금융기구 개혁,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최빈국 지원, 고용, 무역, 향후 일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속서는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와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위한 핵심가치’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G20 회담에서 우리나라는 내년 회담 개최국으로 선정되었다. 금융외교의 쾌거라 할 수 있다. 2010년 6월에 캐나다, 2010년 11월 우리나라, 2011년에는 프랑스에서 각각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확정하였고 내년도 재무장관회의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캐나다 개최 정상회의에서 공동의장을 맡기로 합의를 하였다. 또한 이번 회담에서는 G20를 세계 경제협력을 위한 최상위 포럼(premier forum)으로 지정하였는데 이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가 내년도 G20 재무장관회의 의장국과 정상회의 공동의장국이 된 것은 매우 뜻있는 일이다. 또한 2011년부터는 G20 정상회의를 연1회 정례적으로 개최하면서 연례화 내지는 제도화하기로 합의하였다. 일단 우리의 국제적 위상은 아주 격상된 셈이다.


이제 우리는 과거 G7으로 상징되는 선진국들이 정하는 기준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던 입장에서 변화하여 국제적 기준의 설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와 수단을 얻어가고 있는 것이다. G20 회담은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는 바 이제 선진국들과 신흥국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중요한 의제를 논의하고 공조체제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며 우리의 위상도 이에 맞추어 제고되고 있는 것이다.


출구전략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이번 회담에서 정상들은 경제여건이 개선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위험요인이 많아 경제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이므로 경제회복이 확고해질 때까지 지속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하며 재정지출계획 이행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에 합의하였다. 출구전략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취한 것이다. 그리고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 합의하였다. 준비를 하되 IMF 및 FSB의 도움을 받아 11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논의를 계속하고, 경제회복이 확고해질 경우 전략을 시행하되 성급한 시행은 배제하고 국제 공조 하에 정책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난 9월초 런던에서 열린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출구전략의 규모ㆍ시기ㆍ순서가 각국마다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되 되도록 공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 합의한 바 있다. 결국 천천히 하면서 각국의 특성을 감안하되, 되도록 국제간 공조체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것이었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지적된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framework)”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금번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글로벌 임밸런스(Global Imbalance)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공조체계의 구축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의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와 중국의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가 기축통화인 달러를 지나치게 팽창시키면서 유동성 과잉과 연결되어 금번 위기가 나타난 부분이 인정되었다. 8000억 달러에 육박한 미국의 적자 중 25% 정도 되는 2000억불의 적자가 중국의 흑자로 연결되어 유동성이 팽창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는데 이제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금번 정상회의에서는 지속가능한 국제공조를 위한 협력체계와 회원국이 공유할 정책목표에 대해 합의를 하였다. 회원국은 정책체계를 설정하고, 각국의 정책이행 상황에 대해 상호 평가를 받되 경상수지 적자국은 민간저축 증대 및 재정건전성을 확대하여 적자를 줄이고 경상수지 흑자국은 국내소비와 투자를 진작하도록 합의한 것이다. 또한 IMF가 상호평가 지원을 위한 정책감시를 강화하고 G20 및 IMF 회의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재무장관들은 11월에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이 프로세스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고 정상들이 차기 정상회의에서 상호평가결과를 검토하기로 함으로써 글로벌 임밸런스를 해소하면서 “글로벌 리밸런싱(Global Rebalancing)”을 도모하는 본격적 정책 패키지 시행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그 외에도 금융규제 감독체계 이슈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는데 이 회담이 횟수를 거듭할수록 더욱 중요한 의제를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의 최악은 지났다는 안도감이 드는 요즈음 거꾸로 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 덕분에 우리는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상당 부분 제고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이러한 기회를 잘 이용하여 우리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 극대화시킴으로써 우리의 젊은이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ㆍ(사)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chyun@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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