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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전쟁 장기화, 제품 경쟁력만이 살길이다


작년부터 지속되어온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된 협상으로 어느 정도 타결 막바지에 이르는듯하더니 미국이 다시금 관세 전쟁 재개 방침을 천명하면서 난기류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재협상 시도에 따른 협상 지연에 불만을 표시하며 다시금 기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매기던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고, 나머지 3250억 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조만간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미중 간의 무역전쟁은 향후 글로벌 경제패권 다툼이란 점에서 장기화가 우려되었는데 1년 넘게 진행되어온 미중 무역전쟁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설령 극적으로 타결된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적 무역 갈등 기조가 쉽게 봉합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최근 다시금 미-EU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이 EU산을 포함한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발발하였던 미-EU 간 무역 분쟁이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일시 휴전에 들어갔으나 최근 에어버스 보조금 문제로 다시금 긴장이 격화되고 있다. 선진 경제권으로서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는 미국과 EU 간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는 미중 무역전쟁과는 또 다른 큰 파급력이 예상된다.


전후 냉전 체제하에서 마셜 플랜, 트루먼 독트린 등을 통해 유럽 국가들의 경제 재건을 주도하였던 미국이 “America First”를 외치며 고립주의를 강화하고 있는데, 근래의 미국 발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과거와는 그 궤를 달리하며 장기화가 전망되고 있다. 사실 먼로주의로 대변되는 고립주의는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정책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근래의 트럼프식 고립주의는 미국의 강한 달러 패권과 더불어 셰일 혁명이라 불리는 에너지 수급 독립 등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1,2차 오일쇼크를 겪으며 안정적인 석유 공급망 확보가 경제 성장의 최대 관건이었던 미국이었지만 셰일 혁명에 따른 에너지 수급 독립으로 더 이상 중동 등 해외 문제에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물론 주요국 간 무역전쟁이 한국에게는 반사이익적인 측면에서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업자들은 관세부과 이전의 중국 제품 가격보다 비싸기는 하지만 관세부과 이후의 중국 제품 가격보다는 싼 다른 수입제품으로 대체 수입을 늘리게 된다. 무역이론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무역전환 효과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역전환 효과는 미국의 다른 모든 교역 대상국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으로 이는 그 안에서 또 다른 치열한 경쟁을 의미한다. 즉,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한국 제품이 기타 국들 제품보다 가격 및 품질 경쟁력 우위에 있으면 한국이 이러한 무역전환 효과의 수혜국이 될 수도 있지만 일본 제품에 밀리면 일본이 수혜국이 되면서 한국 제품의 입지는 그만큼 더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글로벌 무역전쟁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이러한 승자독식 현상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주의의 장기화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제품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와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글로벌 경영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정재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jung@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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