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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의 원인과 해법은?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와 쌍용차노조가 공장을 점거한 지 8월 3일로 74일째다. 쌍용차는 지난 2월부터 법정관리 상태로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그런 기업에서 폭력점거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사정을 도외시한 노조세력의 무한이기주의와 정치투쟁이 새삼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쌍용차는 2일 새벽 노조와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박영태 법정관리인은 이날 오전 기자 회견을 열고 “노조의 전향적 인식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 추가 협상은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쌍용차 문제의 해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이대로 파산의 길로 가는가? 쌍용차 회생을 바라는 사람들의 안타까움과 시름이 깊어가지만, 노조의 폭력중단선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공장 불법점거로 인한 쌍용차의 영업손실은 계속 커지고 있으며, 그 생존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어쩌면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를 이미 상회하였는지도 모른다.

쌍용차 사태의 역사와 원인

쌍용차가 경영위기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법정관리만 벌써 세 번째다. 지난 1997년 쌍용차는 부채가 누적되면서 부실규모가 커졌고 대우차에 인수되었다. 다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위기를 맞았는데, 2002년 대우차가 GM에 인수될 때 함께 매각되지 못하고1) 새 주인을 찾는 과정을 거쳤다. 결국 2004년 중국 상하이차가 5,900억 원을 지불하고 인수하였다.2) 이번 경제위기 과정에서 쌍용차는 다시 위기에 빠졌다. 2008년에만 7천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일부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결국 상하이차는 올 1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경영권을 포기했다.

쌍용차의 경영위기는 외부적 환경변화와 내부적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외부적 요인은 석유 관련 세금의 변화, 경유차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 변화, 세계적인 고유가 현상, 급작스런 국제금융위기에 따른 소비위축 등이다. 내부적 요인은 쌍용차가 프레임 방식의 무겁고 큰 SUV 차량과 대형 승용차를 중심으로 생산한다는 점이다.

<표 1> 쌍용차 경영실적 추이

우리나라 석유 관련 세금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경유와 휘발유에 대한 세금의 차이로 경유에 대해서는 낮은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써왔다. 이러한 정책기조가 변화하여 경유에 부과하는 세금을 높여 휘발유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경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고 소비자들이 경유 차량에 대한 선호를 낮추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경유차의 판매비중이 큰 쌍용차에는 불리한 환경변화였다.

세계적인 고유가 현상이 초래되면서 무거운 대형 차량의 수요는 줄고 가벼운 소형 차량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이러한 고유가 현상 이후 발생한 국제금융위기도 급격한 소비변화를 초래하였다. 경제위축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작고 연비가 높은 가벼운 차량에 대한 소비를 더욱 높이고 중후 장대한 차량에 대한 소비를 급격히 줄였다. 이러한 대형 차량에 대한 소비의 급격한 위축은 쌍용차에 큰 부담이 되었다. 쌍용차가 프레임 방식의 무겁고 큰 대형 차량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이번 경제위기에서 부실화를 진행시킨 치명적 요인이 되었다.3)

쌍용차와 미국 GM의 유사점과 차이점

소비자의 소비패턴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위기에 그대로 노출된 면은 쌍용차와 미국의 자동차 3사가 유사한 모습을 갖는다. GM 등은 수입차와의 경쟁을 피해 작고 가벼운 승용차보다는 픽업트럭이나 SUV 등에 집중하여 왔다. 하지만 고유가로 인해 주력차종이었던 픽업트럭과 SUV 수요가 위축되었고, 금융경색과 경기침체로 수요가 급락했다.4) 이러한 과정에서 경영적자가 급격히 늘었고,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갔었다.

쌍용차와 다른 점이 있다면 회생의 방식이다. GM은 35%의 인력을 구조조정 하면서 14개가 넘는 공장을 폐쇄하거나 중단하는 기업 살리기 작업에 모두가 동참했다는 사실이다. 미국 자동차회사들을 몰락의 길로 밀어 넣었던 전미자동차노조(UAW)도 2015년까지 무파업을 선언하면서 힘을 보탰다.

반면 쌍용차 노조와 민주노총은 부실기업으로 전락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에서 정리해고를 거부하는 몰염치한 투쟁을 보이고 있으며, 공장을 불법점거하면서 폭력을 저지르고 있다. 노조집단은 상하이차가 기술을 빼돌렸다고 주장하면서 노동단체의 무리한 투쟁 문제를 희석시키려 노력하고 있다.5)

그동안 고임금을 받으면서 경영권까지 침해하여 온 노조는 기업의 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었다. 쌍용차노조는 민주노총 산하의 금속노조에 포함되어 낮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고임금과 불안한 노사관계를 유발해왔다.

쌍용차의 낮은 생산성과 부실한 수요기반

쌍용차의 종업원 1인당 생산대수는 11대에 불과하다. 동종업계의 현대ㆍ기아차의 30여 대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의 69대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더구나 세계 최고의 자동차회사인 도요타는 이번 경제위기를 맞이해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한다.6) 이런 배경에는 1953년 이후 무분규의 안정된 노사문화가 바탕이 되고 있다.

쌍용차는 2008년 8만 대 정도를 생산하였다. 소비자의 외면이 심각한 수준이었고 막대한 적자가 발생했다. 내수점유율은 수입차의 점유율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7) 2008년의 수입차 점유율은 6.4%로 쌍용차의 점유율 3.4%에 비해 높았다.


<표 2> 자동차 5사 주요 경영 자료(2008년)



이처럼 낮은 생산성과 부실한 수요기반은 쌍용차의 독자생존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해 왔고 앞으로도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더구나 2008년 부채비율은 500%를 상회하였다.

쌍용차를 다시 살리기 위한 조건

쌍용차가 다시 회생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장가동과 회사 정상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조의 공장 불법점거가 해소되어야 한다. 회사 측에서는 정리해고자에게 하청업체에 일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까지 제안하고 있지만 노조 측에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8) 오히려 노조 측에서는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자신들의 일자리를 유지하면서 기업을 회생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월 삼일회계법인은 구조조정을 전제로 쌍용차의 잔존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계속기업가치가 1조3,276억 원으로 청산가치 9,386억 원보다 3,890억 원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의 무리한 공장 불법점거로 생산시설이 멈추고 하청업체의 부실화가 가속되었으며 판매망도 와해되고 있다. 기업의 부실화가 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과격한 노동투쟁이 전개되는 기업에 정부가 개입하고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다. 공적자금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의 손실부담을 전제로 하여야 한다.9) 자기책임의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감자, 경영진에 대한 문책과 교체, 종업원 인원 감축 및 임금 삭감 등이다.


노사 모두 기업 살리기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의 세금을 기반으로 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할 것인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외환위기 과정에서 투입된 공적자금 지원 규모는 총 168조6,000억 원으로 이 중 93조8,000억 원을 회수하여 회수율이 55.6%이다. 즉 공적자금 투입은 결국 국민의 세금부담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쌍용차가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차를 만들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쌍용차의 회생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채권단도, 정부도 아니며 바로 소비자이다. 쌍용차는 과거 소비자가 선호하는 차를 만든 경험이 있다. 신차를 개발하고 장기적 투자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노사문화가 먼저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노조는 조건 없이 공장점거를 풀고 지금까지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피해보상과 처벌을 받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 바탕 위에서만 쌍용차 회생은 이루어질 수 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 csn@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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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각을 주도한 산업은행의 입장에서는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점도 고려하고, 쌍용차의 독자생존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대우차와 함께 매각하기를 희망하였을 것이지만, GM의 입장은 달랐을 것이다. 이러한 점은

현재 쌍용차 회생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 상하이차가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다는 주장은 적절한 지적이라고 볼 수 없다. 대안 없는 비판보다는 쌍용차

의 상황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을 찾는 노력이 현실적이다.

3) 쌍용차 이외에도 SUV를 생산하는 경쟁업체가 늘어났고, 이들은 쌍용차와는 달리 모노코크형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차량을 생산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4) 박동철(2009)은 미국 자동차 3사의 몰락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5) 사실 상하이차는 이번 쌍용차 부실의 최대 피해자이다. 자본투자 5,900억 원의 손실을 그대로 감수해야 할

처지이다.

6) 권성욱ㆍ정희식(2009)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의 최근 경영실적이 자동차 업계 전반에 쇼크를

주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7) 2009년 상반기 내부점유율은 1.6%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8) 우리나라 자동차 완성차 업계의 임금과 복지수준이 동종업계 평균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점이 노조원들로

하여금 절대로 지금의 일자리를 놓칠 수 없다는 태도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 자동차 노조가 귀족노조라고

비판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9) 오수근(2009)은 정부가 공적자금을 지원할 때에도 시장원리에 입각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정부가 기업에 자금지원을 직접 하는 경우 지분을 인수하여 회생 후에도 계속 기업의 가치를 가질 수 있어야

하며, 민간과 공동으로 자금을 조성하여 민간의 판단에 따라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

음을 지적하였다.

<참고문헌>

권성욱·정희식,『도요타 쇼크의 원인과 전망』, KARI CEO Report, 2009-06,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2009.5.14.

권영민,『미국 자동차산업이 주는 교훈』, 전문가칼럼, No.419, 한국경제연구원, 2009.6.15.

박동철,『미 자동차 3사 위기의 원인과 교훈』, CFE Report, No.76, 자유기업원, 2009.1.16.

복득규 외,『100년 기업 GM 몰락의 교훈』, CEO Information, No.714, 삼성경제연구소, 2009.7.22.

오수근,『GM 파산신청이 한국에 주는 교훈』, CFE Viewpoint, No.125, 자유기업원, 2009.6.8.

최승노,『귀족노조가 불러온 파티의 종말, 미래한국』, 2009. 7. 22. 한국자동차공업협회, www.ka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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