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martin-martz-RhF4D_sw6gk-unsplash.jpg

l    소통       

소통

KERI 컬럼 / Global Focus / 보도자료 / 청년의 소리 / 알기 쉬운 경제상식 & 이슈

한국경제연구원_WHITE_edited.png

자원의 개발과 효율적 사용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 고비를 넘기면서 경기 회복 기미가 나타나고 원유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 2008년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2009년 1월 40달러대로 하락했고 11월 현재 다시 80달러를 육박하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 비싸지는 천연자원


중국ㆍ인도ㆍ브라질ㆍ러시아 등 인구가 많은 나라들이 장기간에 걸쳐 고도 성장세를 보이면서 천연자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번 금융위기 과정에서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한번 높아진 경제성장과 수요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로서는 천연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라서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 우려감이 커지게 마련이다. 에너지를 아껴 쓰자는 구호가 나오고 뭔가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 전기를 물 쓰듯이 쓴다"는 비판은 상당 부분 수긍이 간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이다. 사람들이 절약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너무 가격이 싸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든 가격은 상대적이다. 석유보다 전기가 싸면 전기를 더 쓴다. 합리적인 소비는 비용대비 만족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경제적으로 당연한 일이다. 어떤 물건의 가격이 올랐다는 말은 그것을 아껴서 쓰라는 신호다. 그러면 줄어든 수요만큼 가격하락 압력이 생긴다. 또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공급량이 증가하고 소비자는 다른 대체재를 찾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해 가격 하락을 유발하게 된다. 자연스런 시장의 반응이다.


천연자원의 희소성은 증가하나?


그렇다면, 천연자원 가격은 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할까? 장기적으로 보면 천연자원 가격은 오를까 아니면 내릴까. 보통 천연자원은 유한하고, 계속 캐내서 쓰다 보면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극단적으로 “이렇게 쓰다가는 얼마 안가서 고갈될 것이다.”라면서 걱정하기도 한다. 천연자원이 희소해지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지는 것은 당연한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1972년에 로마클럽이 발표한 ‘성장의 한계’ 보고서는 1차 오일쇼크로 세상이 어수선하던 시절에 큰 주목을 받았다. 인간이 자원을 계속 소비한다면 언젠가는 천연자원이 고갈될 것이고 따라서 자원 소비를 줄일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세상에 대해 경고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명성에 비해 그 시사점은 거의 없었다.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천연자원의 희소성은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증명된 일화가 있다. 줄리언 사이먼과 폴 엘릭이 벌인 내기이다. 사이먼은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지 않는 한 희소성이 낮아지고 그 실질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이먼 교수는 이 예측에 대해 내기를 걸자고 제안했고, 이에 응한 사람이 바로 “인구 폭발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주장한 엘릭이었다.


1980년에 두 사람은 다섯 가지 천연자원(구리, 크롬, 니켈, 주석, 텅스텐)을 선택하고, 각각 2백 달러씩 1천 달러를 내기에 걸었다. 그런데 뜻 밖에도 내기에 이긴 사람은 사이먼이었다. 천연자원의 가치가 10년 동안 절반 이하로 하락했던 것이다. 엘릭은 실질 가격의 하락에 해당하는 576달러를 사이먼에게 줘야 했다.


자원의 개발과 효율적 사용에 획기적 성과가 있어야


천연자원을 많이 쓰다보면, 희소하게 느끼고 단기적으로 가격에 반영되어 비싸진다. 이러한 가격의 상승은 또 다른 천연자원의 발굴을 유도한다. 또한 새로운 개발과정과 활용 측면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공급측 유인이 작동하게 된다. 따라서 가격은 이러한 공급측 유인의 작동으로 장기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원유의 가채매장량이 오랜 기간 동안 점점 더 증가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천연자원 그자체라기보다는 이를 개발하고 발굴해 내는 사람의 창의력이다. 즉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이먼은 창의적 인간이 사회를 번영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자원이라고 했다.1)


지금 세계는 천연자원의 수요증가에 대응하여 다시 한 번 자원의 개발과 효율적 사용에 획기적인 성과를 내놓아야할 상황이다. 지적인 능력, 창의력을 살려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고 인류가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일이다. 그 일에 성공한 기업은 큰 도약을 이루고 대가를 받을 것이고 해당 국가는 높은 성장세를 누릴 것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 csn@cfe.org)

---------------------------------------------------------------------------------------------------

1) "근본자원", 줄리언 사이먼 저, 조영일 역, 자유기업원, 2000 참조.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