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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져가는 주식시장 리스크에 주목해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다시 감염확산세가 폭증하면서 하반기에도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올해 마이너스 성장은 점점 확실해 보인다. 최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상반기 코스피 상장기업 영업이익 총합은 42조 6,534억 원으로서 이는 2011년(51조4,191억 원)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도 올해 상반기 실적은 크게 줄어든 수준으로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24.1%, 순이익은 34.1%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가장 높았던 코스피지수(종가기준)는 2,234.8(19년 2/27)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한창인 올해의 지금까지(8/20 기준) 최고치는 2,437.5(8/13)이었으며 이는 작년 최고치를 훌쩍 넘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경제상황과 괴리된 주가 움직임은 혹시 긍정적인 미래상황을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이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고 자신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물론 코로나19 위기가 종식되면 경제상황은 훨씬 좋아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19 위기 이전에 전망하였던 미래 경제 상황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만일 장기경기전망이 긍정적이었다면 그 기대도 2019년 주가에 반영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2020년 주가보다 특별히 더 낮아야 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코로나19 감염의 재확산이 여러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고 올 해 안에 백신개발이 완성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그리 높지 않으므로 현 위기상황의 조기종식은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다.


한편 금리스프레드 즉 국고채(3년) 금리와 회사채(3년, AA-) 금리 간 차이는 최근까지 계속 확대되어왔다. 안전자산인 국고채와 위험자산인 회사채 간의 금리 차가 계속 확대되었다는 것은 결국 안전자산에 비해 위험자산의 리스크가 계속 상승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기업들의 미래 실적전망이 긍정적이라면 이 같은 금리 차 확대는 정상적 현상이라 보기 어렵다. 이론적으로는 주가가 상승하면 금리스프레드는 축소되는 움직임, 즉 금리와 금리스프레드의 상반된 움직임이 타당하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주가의 상승 국면을 이끌어 온 것은 개인투자자들이다. 상반기 내내 개인투자자들은 순매수 포지션을 유지하였고 기관투자자들은 순매도 포지션을 유지하였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3월 한 때 11조가 넘었으며 6월에야 상당히 축소되어 3조 8천억 정도에 그친 상황이다. 현재의 경기상황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여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매우 높은 만큼 개인들의 기본적인 투자여력도 있겠지만 최근 들어 주식 신용잔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빚내서 투자하는 경향도 확산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전체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8월18일 기준 16조 326억 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올해 잔고가 가장 적었던 6조 4,000억 원(3/25)보다는 약 10조원(150%) 증가한 수준이다. 결국 낮은 금리에 힘입은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로 현재의 주식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주가하락 시 투자손실은 물론 채무부담의 가중으로 개인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짐이 훨씬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물과 괴리된 주식시장의 호황이 영원히 지속된 사례는 없다. 그 괴리가 지속될수록 주식시장의 거품은 커지고 거품은 터지기 마련이다.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거품이 터지지 전에 자신은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막연히 자신하는 경우가 많다. 또는 커다란 거품보다는 작은 거품들이 형성되었다가 터지는 모습을 반복하면서 본연의 기업 가치에 주가가 수렴하는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어떤 경로를 선택하던 현재의 주식시장 상승세는 계속 지속될 수 없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투자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에서는 그 손실의 상당부분을 개인이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일자리 불안과 경기침체 그리고 막대한 가계부채로 인해 경제적으로 쇠약해진 가계로서는 주식투자손실까지 감당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만약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우리경제의 한 축인 가계의 붕괴로 내수는 곤두박질칠 것이며 이는 금융부실로까지 확산될 수도 있다. 즉 가계발 경제위기에 우리가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이끄는 개인투자자를 ‘동학개미’라고 미화할 일도 아니며 책임 있는 언론과 감독당국은 실물과 주가의 괴리에 대한 경고음을 계속 내어야 한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지금쯤은 주가폭락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필자는 아마 그럴 것이라고 믿고 싶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tklee@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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