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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촉진하는 길


정부는 요즘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계속 하고 있다. 한나라당 안에서는 이를 빌미로 그동안 추진해 왔던 세금 인하 등의 기업우대조치를 없던 일로 하자는 말이 나돌고 있을 정도다. 이것이 아직은 이명박 정부의 확정된 방향은 아닌 것 같으나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흔들리는 것 같다.


그런데 투자가 부진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김대중 정부 관계자들은 자기들이 IMF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사실 이때부터 투자는 부진을 보이기 시작했고, 그 후 10년 동안 투자는 계속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아래 <표>에서 보듯 지난 10년 동안 기업가와 부자를 홀대하고 노동조합을 중시하는 정책의 결과로 설비투자는 그 이전 10년에 비해 거의 반 토막이 났고 경제성장률도 마찬가지였다.


<표> 역대정권의 설비투자 추이

이명박 정부가 기업가에게 유리하고 부자들을 역(逆)차별하지 않는 정책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그것이 제대로 시행되기도 전에 촛불시위와 금융위기가 일어나 모든 것이 무산되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 첫해부터 투자가 늘어나기는커녕 설비투자가 2%의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 속에서도 이명박 정부는 적절한 위기 대책으로 우리 경제가 OECD 국가들 중에서는 비교적 앞서서 금융위기를 벗어나고 있다는 세계적 평가를 받게 하고 있다.


이런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해서 성장잠재력까지 높인다면 우리 경제는 정말로 세계가 부러워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이미 과거 10년 동안의 잘못된 정책으로 우리 경제의 투자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더구나 세계시장은 아직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수출 증대와 같은 양적 목표를 향한 투자는 아직 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현 정부가 감세정책, 부자 역차별 금지 등의 정책을 분명하게 펼쳤다면 그런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촛불시위에 밀려서인지 갑자기 이명박 정부는 중도를 표방하고 감세정책에 대해 애매한 자세를 보이면서 분위기는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그런 속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개방형 소국이 계속 번창할 수 있는 길은 변화에 앞장서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변화의 길을 실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자신감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활성화하는 길은 정부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나서서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투자가 활발했던 시기는 1960~1980년대였다. 이때는 우리 국민 모두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 아래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던 시대였다. 그것이 물론 ‘새마을운동’이라는 정부주도의 운동에 의해 자극된 것이었지만 모든 사람이 변화를 열심히 추구하고 그에 따라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농민까지도 투자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많은 투자가 일어났던 것이다.


이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투자가 활성화되려면 모든 국민에게 변화를 적극 수용할 마음이 생기는 것이 긴요하다. 한미 FTA가 자기들의 이익을 파괴한다고 생각하고 그에 반대하는 일, 대형마트들의 중소마트 설립에 재래시장상인들이 반대하는 일 등은 우리 국민들이 좌파정부 10여 년이라는 기간 동안에 변화보다는 작은 이익에 안주하는 나쁜 버릇에 빠져버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투자는 이렇게 변화에 저항하고 작은 이익에 안주하는 세력들이 힘을 쓰는 것에 반비례하게 되어 있다. 한미 FTA로 기업들이 수출을 더 많이 해서 이익을 더 내려한다면 농민이나 축산업자들은 그로 인해 자기들에게 닥칠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려고 노력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수출업자들은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 더 투자할 것이고, 농민과 축산업자들은 미국 농업과 축산업에 대항하기 위해서 투자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렇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를 다시 한 번 우리 국민들에게서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제 이런 방안은 정부가 주도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이 녹색성장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써주기를 바라고 있으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또 이번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변화는 새마을운동을 넘어서는 큰 도약(跳躍)을 위한 것이다. 유럽이 세계에 군림하게 된 계기가 된 변화와 같은 것을 지금 우리는 구해야 하는 것이다. 16세기 초 인도로 가는 길을 육로(陸路)가 아닌 해로(海路)를 통해 찾았던 포르투갈의 노력이 유럽 전체의 사고방식을 바꾸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음은 주지되는 일이다.


지금 중국에서는 “야성적인 기업가정신이 뜨겁게 끓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 큰 도약을 위한 변화의 바람이 그것도 촛불시위의 분위기를 꺾을 수 있는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서 중국보다 더 뜨거운 기업가정신이 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그래서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하면, 우리는 중국의 도전을 극복하지 못하고 다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김한응 (자유시민연대 공동대표, hane9kim@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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